추억은 영원히 군대

78년 GOP 백마고지 앞에서

따뜻한 하루 2008. 8. 2. 21:56

 

 

 

 

78년 GOP 백마고지 앞에서

 

입대하고 최전방 철원 백마고지와 김일성고지 ( 고암산 ) 이

바로 앞에 보이는 곳에서  근무할 때 모습입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전투화 군화도 못 신고 ( 휴가 때만 )

통일화 ( 천으로 만든 ) 여름날 땀나면 통일화 안이 찔쩍대고

발 냄새는 어찌나 나던지...

 

 

 

왼쪽 버드나무밑에 소대원이 먹는 우물이 있었는데

이물로 소대원이 세면하고 식수하고 , 빨래하고

추운 겨울 양고기 나오는 날은 기름에 전 식판 찬물에 닦느라 무진 애를 먹었죠.

손은 꽁꽁 얼고 식기는 안 딱기고 , 시간은 없고... 애고 ~~~

그 당시 병장 월급 3천 몇 백 원 생명 수당 60원 (하루 )

속곳은 러닝셔츠, 광목 빤스 ( 여름엔 부랄밑이 쓸려 아픔 )ㅋㅋ

신발은 천으로 만든 통일화 ( 이 신발 발냄새 무지나고 썩은 내, 무좀 아주 잘 걸림  )

 

저 밑에 흐르던 역곡천

칠팔월 장마에는 길이 끊어져 부식차가 들어오질 못해 로프 타고 도강하여 부식 수령하고

겨울엔 웬 눈이 그렇게도 많이 오던지

6시간 야간 근무서고, 아침잠도 못 자고 제설 작업 하던 일

손등은 터지고 고생스러웠던 그 시절이 아련합니다.

 

뜨겁던 여름날

야간 전후반야 2교대로 6시간 반식 야간근무 설 때

모기가 얼마나  많은지 얼굴에 모기약 덕지덕지 바르고 하룻밤 지나면 온몸이 피투성이

그곳 모기는  통일화(두꺼운 천으로 만든 신발)도 뚫고 들어와 쏘아대는데 정말 고역이었지요

 

추웠던 겨울날 일물과 동시에 초소에 투입되면 전반야는 24시 반까지.

후반야는 24시 반부터 새벽 동틀 때까지 

초소는 땅 파고 짚으로 이엉역어 빙 돌려친 움막이었으며

그 속에서

꼼짝 못 하고  추위에 떨며 6시간 반 근무 설 때 발은스럽고

소변이라도 누려면 겹겹이 껴입은 옷 때문에 ㅋㅋ~

또한 추위에 옷은 있는 대로 껴입어 넘어지면 혼자 일어나질 못하죠

 

그렇게 입고 근무지에 투입되는 모습이 오리가 걸어가듯 뒤뚱뒤뚱 , 어기적 어기적 ㅎㅎ

몰래 모포 가져와 뒤집어쓰고 있어도 뼛속까지 스며드는 추위

그래도 추운 걸 어떡해 ~~

여러분들도 한번 상상해 보세요 ,

 

야간 철책선의  밤하늘

그렇게 맑고 깨끗하고 초롱초롱 한 별빛은 그곳에서만 볼 수 있을 거예요

무수한  별빛 사이로 떨어지는 유성과

북극성, 카시오페아 별자리, 큰 곰, 작은 곰 별자리, 무수한 별들을 보며 ,

달뜨는 밤이면 달밤에 황량한 억새밭을 바라보며

두귀를 쫑긋 세우고 전방을 응시하던  

그 긴 시간 6시간 반 동안 꼼짝 못 하고 둘이서 그 적막 속에 서있는 상상을 ~

어서 집에  가면 따스한 아랫목에서 실컷 잠이나 자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이 생각 저 생각하다 보면 동녘이 붉그스레 밝아오더이다.

 

그 추위에 특히 발

소대에 지급된 방한화가 몇켤래 있었지만 교대로 신고 항상 땀에 젖어있어 방한화 신으나 마나

방한화 벗고 손에 낀 수갑  벙어리장갑  발에 신고, 추위와  졸음과 싸우느라 무진 애를 태웠죠

그래도 야참으로 라면 끊려다 주면 그렇게 맛있었는데

지금은 집에서 라면 잘 안 먹지만..

 

30년이 흐른 지금

그렇게 고생은 했어도

20대 젊은 나이에 인적 없는 산골짝에서 30명 전우들과 생활하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33개월 16일 복무 만기제대 )

 

지금도

최전방에서 후방에서 고생하는 우리에 자식 후배들에게

국회에서 쌈박질하는 의원님들

각성들 하시고

국방예산 삭감하지 말고 후생 복리시설 많이 지원하여

국가에 충성하는 우리에 자랑스러운 국군장병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안락하게 군생활 할 수 있게끔 하여 주었으면 좋겠네요

 

 

 

 

 

78년 같이 근무하던 3 소대원들입니다

5 X 36 R CSC 전투지원중대 3 소대원들과 함께.....

옛 선배 동료 전우들이 그립습니다

 

맨 앞줄 왼쪽부터

마명락하사 대구, 짬밥장 일병? 부산진성봉 병장, 병장 송길용 , 일병 남지? ,  군종병 병장 그레고리오 김성환 인천 

이신삼 상병 서울 ,

뒷줄 짬밥장 일병? , 일병? , 일병 서울? , 상병 이충원 서울  , , 동기 양양 일병 박기붕 , 운짱 상병?,

일병? , 남지 상병 운짱? , 하사? ,

맨 뒤줄 내무반장 하사 김창준 , 일병 조순길 서울? , 운짱 상병? , 일병 나 , 운짱 병장, 도판병 일병 서울?

동기 일병 안 승진 부산,

 

5사단 36 연대 전투지원중대 3소대

( 보고 싶다 전우야! 사진 속 전우들 연락이 되었으면...)

 

 

▲ 부대 마크

 

 

 

 

▲ 사단가

 

 

                                                     아름다운 내 조국의 완전통일 위하여

                                                     물불을 가림 없이 한데 뭉쳐 싸운다

                                                     가평 춘천 탈환전 피의 능선 가칠봉

                                                     청사에 아로새긴 전공 세운 5사단

                                                     조국의 깃발 아래 민족의 이름으로

                                                     새 세기 선봉에서 용감히 싸워 나가는

                                                     백전백승 열쇠부대 우리 5사단

 

                                                     슬기로운 내 겨레의 자유평화 위하여

                                                     화랑의 높은 기개 온몸 바쳐 싸운다

                                                     삼각봉과 백암산 치열한 전투에

                                                     달려든 붉은 적을 무찔러친 5사단

                                                     조국의 깃발 아래 민족의 이름으로

                                                     새 세기 선봉에서 용감히 싸워 나가는

                                                     백전백승 열쇠부대 우리 5사단

 

 구굴 위성사진으로 이곳을 보면 지금은 사진뒤편 억새밭이  전부 논으로 변해 버렸네요

그땐 이곳이 미확인 지뢰지대 와 억새밭이었고 가을이면 보리수 열매

더덕, 버섯, 마가 지천이었으며

겨울이면 화목하러 지뢰밭으로 자른 나무그루터기 밞으며 다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언제 터질지도 모르던 그 지뢰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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