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오늘 입은 옷이 왜 그래?
너랑 너무 안 어울려.’라고 말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다음엔 이 옷 입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 멋에 살아가는 둔감한(?)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왕자병, 혹은 공주병에 걸린 사람들입니다.
그런 병에 걸리면 안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천만에요!! 정말 멋진 삶을 살기 위해선 때때로 ‘공주병’
혹은 ‘왕자병’에 걸려 줄 필요가 있답니다. 그
들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빈정거림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의 삶,
자기만의 멋을 창조해 내지요.
오늘은 와타나베 준이치씨의 저서
‘둔감력’에 소개된 스스로 자기 멋을 만들어 나가는 멋진 할머니의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와타나베씨의 이웃에는 연세가 팔십을 좀 넘긴 듯한 할머니 한 분이 살고 계셨습니다.
언제나 건강해 보이고, 외출도 자주 하시는 분이었지요.
어느 날 그는 집을 나서다가, 마침 옆집에서 나오는
그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순간 할머니가 생긋 웃으며 인사를 하기에
그 역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지요.
그런데 할머니가 갑자기 자랑하듯이 자기 옷을 가리키며
“이거 어때요?”라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할머니는 핑크색 바탕에 꽃무늬가 새겨진 원피스를 입고
어깨에는 엷은 파시미나 숄을 걸치고 있었지요.
사실 할머니가 허리가 곧고,
살결도 하얗고 통통하며 목선도 고와서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기는 했지만,
입고 있는 원피스가 너무 화려했던 탓에
아무리 봐도 어울린다고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큰 맘 먹고 이렇게 말해 주었습니다.
“아주 예쁘고 잘 어울리네요.”
그러자 할머니는 생긋 웃으며 “고마워요. 기분 좋네요.”
라고 말하고는 걸어갔답니다.
그 화려한 뒷모습을 보니 봄 햇살이 마치
그 할머니 위에서만 빛나고 있는 것 같았죠.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난 뒤, 다시 그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할머니께서 지난번보다 더 화려한
오렌지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게다가 가슴에는 커다란 네클리스까지 매달고 있었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자 할머니는
이번에도 “이 옷 어떤가요?”라고 물었지요.
와타나베씨는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아주 잘 어울려요.”
라고 대답했고, 할머니는 또 생긋 웃으며 “고마워요.”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자기를 만나면 당연히 기분 좋은 대답을 들을 테니
안심하고 물어보는 건가 해서 할머니가 좀 얄밉기도 했지만
할머니의 표정이 귀여워서 무심코 좋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그 할머니한테서 같은 질문을 받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모두들 “잘 어울려요.”라고 대답을 해주었지요.
말하자면, 일부러 듣기 좋으라고 좋게 말해 주었다기
보다는 좋게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죠.
어쩌면 은근히 강요한 대답을 들으며
그 할머니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생긋 웃곤 했지요.
그 할머니에게는 사람들의 빈정거림이 통하지 않았습니다.
혹시 상대방이 약간 빈정거리는 마음으로 “거 참 아주 예쁘네요.
”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할머니는 아무런 의심 없이 정말 예쁘고 잘 어울린다는
말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
스스로도 정말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구나.’라는 듯한 표정으로 말이죠.
할머니는 다음 날도 역시 당당하게 화려하고 강렬한 색상의 옷을 입었습니다. 정말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놀라울 정도로 대범한 색상과 복장이었죠.
하지만 정말 신기한 것은 그 지나치게 화려한 옷이 점점 할머니에게 어울리는 것으로 변해갔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옷은 어울리는 것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입어보고 싶은 옷이라도, 스스로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입어보는 단계에서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할머니는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생각하기 전에 겁내지 않고 일단 자신의 맘에 드는 것을 입어보았고,
결국 그 옷을 정말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으로 만들어 냈지요.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좀 둔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남들이 뭐라고 그러면 좀 어떻겠습니까?
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인데,
단지 상대방의 의견 때문에 자기가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이 세상에 상대방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혹시 빈정거리는 말이 들려와도 거기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는 것,
때때로 공주 혹은 왕자가 되어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대로 당당하게 밀고 나가는 것,
자기 멋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남의 말에 휘둘리며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자신만의 멋진 인생을 설계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기 계발 작가 김보승 드림
*참고 자료: ‘둔감력(鈍感力)’,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형설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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