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유치환-
무척이나 무척이나 기다렸네라.
기다리다 기다리다 갔네라.
날에 날마다 속여 울던 뱃고동이
그제사 아니 우는 빈 창머리
책상 위엔 쓰던 펜대도 종이도 그대로
눈익은 검정 모자도 벽에 걸어 둔대로
두번 다시 못 올 길이었으매
홀홀히 어느 때고 떠나야 할 길이었으매
미래없는 억만 시간을
시간마다 기다리고 기다렸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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