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태어나 일찍이 부모님을 잃고 정규교육 한 번 제대로 받지 못한 아돌프 히틀러. 그는 화가가 꿈이었고, 그 꿈의 실현을 위해 미술 학교 시험에 두 차례나 응시했으나 모두 낙방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를 딛고, 군중을 선동하는 탁월한 연설 실력을 바탕으로 일개 병사에서 권력의 정점인 총통에 오르는 동시에, 독일 수상까지 겸직하게 된다.
반듯한 가르마의 헤어스타일에서 보여지듯 주도 면밀한 성격의 소유자 히틀러는 ‘독일 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현란한 웅변실력으로 전 국민을 선동하여 2차 대전을 일으키는 대담한 리더십을 선보였다. 이는 한 나라의 총리임에도 불구하고 대중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연설 목소리도 어눌했으며, 옷차림도 항상 허술했던 처칠과는 아주 상반된 모습이다.
하지만 그처럼 뛰어난 지도자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는 결국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죄인이 되어 자살이라는 비극적 결말에 이르게 된다. 한편, 처칠은 21세기까지도 영국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뉴턴이나 셰익스피어를 제치고 ‘가장 위대한 영국인’ 1위에 선정될 만큼 성공적인 리더로서의 삶을 살았다. 도대체 어떤 차이점이 두 사람의 상반된 운명을 불러온 것인가?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리더십에 대한 두 사람의 인식 차가 가장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히틀러는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숭배의 대상이 되길 원했다. 반면, 처칠은 힘든 시기에도 국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국민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는 지도자였다. 지휘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데에 있어서도 두 사람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히틀러가 모든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고 지휘관의 의견을 무시했던 데 반해, 처칠은 지휘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지휘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위를 부여했다. 그로 인해 처칠은 자신의 정책 결정에 대해 참모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반면, 히틀러는 부하들에 의해 암살될 위기에 처하기 까지 하는 등 리더십의 기반이 허물어지는 상황에 이른다.
「CEO 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의 저자 앤드류 로버츠는 성공적 리더십의 핵심 구성요소는 ‘인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인격’이야말로 능력이나 지위, 학벌만으로는 형성할 수 없는 리더십을 갖게 해주며, ‘인격’의 유무를 통해 힘을 관리하는 사람과 힘을 악용하는 사람을 구별 지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가 언급한 ‘인격’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사례.
일반적인 정계의 관례와 달리, 처칠은 자신과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인물인줄 알면서도 앨런브룩을 참모 총장에 임명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참모총장을 설득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정책 구상에 몰입하게 될 것이라는 게 참모 총장 임명의 이유였다. 즉, 처칠은 자신의 판단 오류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스스로 만들어 낸 셈이다. 이처럼 리더로서 ‘힘’을 악용할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 정당한 권력의 행사를 위해 노력 가능케 하는 힘이 리더의‘인격’이다.
“히틀러를 만난 사람들은 그가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지만, 처칠을 만난 사람들은 스스로 무엇이든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로버츠의 말은 오늘날 리더의‘인격’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주고,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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