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코 끝이 시려오는 아련함에
무장무장 타들어가는 가슴 저림을 안고
맞닿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한 남자가 커다란 그늘을 만들고 있다
한 시절에는
서슬 푸른 기운으로
세상을 휘어잡을 것이라
자신하던 남자
덤덤하고 먹먹한 가슴 탓인가
한 많은 세월 탓인가
혼은 하늘로 날아가버릴 듯하고
백은 땅으로 흩어져
자리 찾지 못하고 풍경 속으로 녹아든다
삶에 대해 그리도 철저하게
방어적이고 공격적이더니
무망한 것을 알면서도
그토록 생생하게 갈망하더니
이제야 텅 빈 살덩이임을 알았는가
이제야 도둑맞은 세월임을 알았는가
세상은 여전히 흥미진진한데
여전히 자글자글 끓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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