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를 위로하는 날

따뜻한 하루 2005. 1. 30. 19:41

 

0

 

나를 위로하는 날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 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를 잊는데는  (0) 2005.02.01
얼굴  (0) 2005.02.01
보고 싶은데  (0) 2005.01.30
연인  (0) 2005.01.30
행복  (0) 200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