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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에 향수 ...

따뜻한 하루 2010. 8. 14. 12:33

 

여름밤에 향수...

                                                                      현재 고향집

            주소 :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상길성길 ( 송학정 ) 다음 지도   http://dmaps.kr/966z

 

 

본가집 마당가에 목화꽃

 

 

 

 

 

 

 

 

 

 

 

 

 

 

                                      70년도  옛날  고향집

 

 

 

요즘처럼 삼복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이면

어린 시절 여름밤에 얽힌 아련한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어둠이 서서히 몰려오는 저녁이면

어머니는 들에서 돌아와 허리 펼 틈도 없이 그 많은 식구들 저녁 준비에 바쁘셨지요

집집미다 주방 ㅡ불 때는 아궁이가 있는 부엌이 있지만

여름날 부엌에서 불 때고 밥 하면 그날 밤은 더워 잠자기 힘들기  때문에

간이 실외 부엌이 집집마다 한 개씩은 뒷 뚜란 앞마당에 못쓰는 드럼통으로 만든 화덕 또는

조그마하게 만든 부엌에서는

마른 장작불이 지펴지고

각 가정 형편에 맞는 저녁거리가 만들어지곤 했지요

 

6~ 70년대 초에는 이맘때 저녁 주 메뉴가

칼국수, 감자 수제비, 감자떡 ( 밀가루 반죽에 강낭콩 넣고 만든 떡)

국수털래기 (국수와 묵은 김치 넣고 끓임) 등을 매일 저녁 먹다시피 했었죠

( 만들기 간단하고  많은 식구가  푸짐히 먹을 수 있고 )

 

저녁상은

구수한 흙냄새 솔솔 풍기는 뒷 뚜란, 또는 앞마당
너른 마당에 볏짚으로 짜놓은
커다란 멍석을 깔고 , 대식구, 적게는 대여섯 많게는 열명 이상이

한쪽에 모기 쫓느라 피어오르는 쑥 태우는 연기에

눈물 콧물 찔끔 거리며 저녁을 먹고 나면

 

한낮 동안 흘렸던 땀을 씻으러 삼삼오오 무리 지어

동네 가운데 흐르는 냇가로 몰려갑니다.

왜냐고요

멱감으러 ~  그 당시 냇가는 동네 샤워장 목욕탕이었죠

그곳도 불문율 구역이 있었지요

여자들 목욕하는 곳 남자들 목욕하는 곳

때로 짓궂은 악동들은 여자들 목욕하는 곳 플래시불로 비춰 혼비백산 만들기도 하였고요

 

 

 

 

 

목간하고 돌아와

반딧불이 반짝반짝 , 뒤동산에 솔부엉이 부엉부엉

우리들은 넓은 마당에 펴놓은 까칠한 멍석에 드려 누워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까만 밤하늘을 예쁘게 수놓은
반짝이는 별을 하나 둘 헤더밤 마치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

무수한 별들의 향연

그렇게 곱고 아름답던 밤하늘은 지금은 볼 수가 없지만요

 

또 할아버지 할머니에 다리를 베개 삼아 다소곳이 누워
구수한 옛날이야기 듣던 일

그 당시엔 웬 귀신들이 그렇게 많았는지 ㅎㅎㅎ

처녀귀신, 총각귀신, 몽당귀신, 빗자루귀신,....

애구구 ~~ 너무 많아요 귀신 ~~~

 

 

옛날이야기가 끝나면

개구쟁이 동무들과 어울려 술래잡기 와
어둠 속을 헤엄치는 반딧불이 찾아
동네 어귀를 한 바퀴 돌며

반딧불이 꽁지를 잘라 이마에도 팔에도 붙이고 으 흐 흐 흐 ~~

나는 도깨비다 ~~ 

이렇게
밤이슬에 바짓가랑이 함초롬히 젖는 줄도 몰랐답니다.

지금은 그 많던 반딧불이도 보기 힘들어졌죠

 

그렇게

마냥 즐겁고 행복해하던 순수한 어린 시절
여름밤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은
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지금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도

아련한 추억의 강을 건너 그 시절로 가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고향 노래 모음 15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