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년 6월 21일 군산 선유도 여행
군산으로 돌아오는길에 배에서 바라본 선유도
여백의 아름다움
전통적인 우리네 옛 서화에서는 흔히 '여백의 미'를 들고 있다.
이 여백의 미는 비록 서화에서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끼리 어울리는 인간관계에도 해당될 것이다.
무엇이든지 넘치도록 가득가득 채워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여백의 미가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 두루 헤아려 보라.
좀 모자라고 아쉬운 이런 여백이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겠는가.
친구를 만나더라도 종일 치대고 나면,
만남의 신선한 기분은 어디론지 새어나가고 서로에게 피곤과 시들함만 남게 될 것이다.
전화를 붙들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우정의 밀도가 소멸된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어야 한다.
바쁜 상대방을 붙들고 미주알 고주알 아까운 시간과 기운을 부질없이 탕진하고 있다면,
그것은 이웃에게 피해를 입히게 되고 자신의 삶을 무가치하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직한 인간관계에는 그립고 아쉬움이 받쳐 주어야 한다.
덜 채워진 그 여백으로 인해 보다 살뜰해질 수 있고,
그 관계는 항상 생동감이 감돌아 오랜 세월을 두고 지속될 수 있다.
- 法頂 스님의 수상집'무소유' 중에서 -
선유도 마이산
추억의 선유도를 뒤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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