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산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내리쬐는 뙤악볕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팡이로 박자까지 맞추며 신나게 노랫가락을 흥럴거렸습니다.
'참 이상하다. 저 노인은 이제 인생을 다 살았는데
뭐가 저렇게 즐거운 것일까?'
목을 쭉 빼고 노인을 쳐다보고 있던 길가의 나리꽃이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노인의 노랫소리는 이 산 저 산으로 메아리 되어
계속 울려퍼져 나갔습니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노인이 놀라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할아버지 ,여기예요 여기"
나리꽃은 할아버지가 자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걸음을 재촉하려 하자 크게 소리쳤습니다.
"으응 , 예쁜 나리꽃이로구나 .네가 날 불렀니?"
"예, 할아버지"
" 그래 왜 날 불렀니?"
"할아버지는 뭐가 그리 즐거우세요?
저는 이제 곧 시들어버릴 것을 생각하면 슬퍼 죽겠는데,
할아버지는 어째서 그렇게 행복해 보이세요?
할아버지도 이제 인생을 다 사셨잖아요"
"그래, 그래서 날 불렀구나.나리꽃아 너무 슬퍼하지 마라.
나도 얼마있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나겠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나의 현재를 망칠 순 없지 않겠니?"
노인은 나리꽃을 향해 빙긋 미소를 지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전 처럼 지팡이로 다시 박자를 맞추면서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유유히 산 모퉁이를 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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