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그대였나요?
“할아버지는 언제부터 할아버지였어?”
“네가 태어날 때부터.”
“그럼 할아버지 생일도 그날이야?”
“그렇지. 그날 할아버지로 새롭게 태어났지. 우리 손녀 생일이 할아비 생일이지.”
<서른, 비로소 인생이 달콤해졌다> 中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언제부터 나였고, 그대였는지. 김춘수 시인의 <꽃>을 보니 알 것 같네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니….
그대가 나를 불러주고, 내가 그대를 불러주었을 때였군요.
누군가를 부른다는 건 단순하지만 깊은 마음이 담겨 있음을 느낍니다.
무엇으로 부르느냐에 따라 마음과 사랑이 전해지니까요.
그래서 내가 부르는 그 누군가는 오늘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나 봅니다.
그렇다면 날마다 새롭게 불러줘도 좋겠습니다.
그 새로움이 그대를 만들고, 나를 만들 테니까요.
《행복한동행》 김익겸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