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순 박사의 심리경영 ㅣ 남이 하면 ‘불륜’ 나는 ‘로맨스’ |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혼자 실소할 때가 있다. 인간의 나르시시즘(自己愛)을 딱 한 줄의 문장으로 절묘하게 표현해놓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남이 하면 잘못된 것일지라도 내가 하면 거기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사람들에게 이해받지 못한다고 여기면 자기를 몰라주는 세상에 대해 불평하고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 속에 들어 있는 나르시시즘의 한 모습이다. 한 임원의 예를 들어보자. 그는 스스로를 천재형 인간이라고 여기는 타입이었다. 대신 아침형 인간은 못됐던지 10시 이전에 출근하는 법이 없었다. 그렇지만 맡은 일은 반드시 제대로 처리했고 그 결과도 다른 동료들보다 좋을 때도 있었다. 그런데 제 시간에 출근하지 않는 게 문제가 돼 정기인사 때 승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능력을 보이면 됐지 그깟 출근시간 따위로 사람을 재단하다니, 어떻게 자기한테 그럴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가는 일이었다. 그의 예는 인간의 나르시시즘이 지나치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인간관계의 해답을 푸는 비밀열쇠 사실 우리는 이 나르시시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심리학자는 “나르시시즘이야말로 동물로서 모든 본능을 상실한 인간의 마지막 삶의 본능”이라고 말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한 조직의 리더라면 무엇보다도 이 나르시시즘에 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것을 다룰 줄 안다면 그는 창의적이고 성공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상대방의 나르시시즘을 인정하고 격려해줌으로써 그의 잠재력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윗사람이 먼저 이름 불러주고 인사를 건네고 격려해주는 것 같은 사소한 일들이 회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흔하다. 이것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인간관계의 해답을 푸는 비밀열쇠와도 같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은가? 먼저 그 사람의 나르시시즘을 인정해줘라. 두 번째, 인간의 나르시시즘에 대해 알고 나면 나 자신의 나르시시즘에 대해 경계할 수 있다. 성공가도에 있는 리더는 은연중에 나르시시즘의 포로가 되기 쉽다. 치열하게 열심히 일했고 고난도 많이 겪었고 또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그 자리에 올랐으므로 남들이 당연히 그것을 인정해줘야 하고 또 인정해주리란 생각에서 자칫 독선적이 되기 쉬운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나르시시즘에 대해 알고 나면 자아도취나 거만함이란 바이러스에 전염될 염려가 없다. 스스로 자신의 나르시시즘을 경계하며 조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좋은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은 상대방이 나와 코드가 안 맞는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분개하지 않게 된다. “아, 저 친구의 입장에서는 저럴 수밖에 없겠구나”하고 이해하고 끝까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다 듣고 나서 “당신 말씀도 일리가 있군요. 그럼 이번엔 제 얘기도 좀 들어주시겠습니까?”하면 상대방도 양보하게 마련이다. 또한 상대가 누구든지 그의 나르시시즘에 상처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 대신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랫사람을 아끼고 그들의 존경도 이끌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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