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사로잡는 힘 '말'
말을 잘한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상대편에게 정확하게 전달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령에 맞게 익힐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테크닉 교육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학교생활 중 인상 깊었던 일
'밥상머리 발표'로 흥미 유발
초등학생
수영, 악기 연주 등과 마찬가지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어릴수록 쉽게 익힐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타인의 반응을 읽는 감각과 의사 표현을 명료하게 하는 언어 능력, 바른 발성과 발음, 표정, 몸짓 등 신체적 움직임이 모두 동원돼야 하는데 어릴수록 흡수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은 책을 소리 내 읽어 성량을 키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런 훈련은 활기 넘치는 목소리를 만드는 데 필수다.
목소리가 약하면 말의 내용이 풍부해도 자신감이 결여돼 보여 전달력이 떨어진다. 물론 무작정 큰 소리로 책을 읽으라는 말은 아니다. 바른 발성법은 배에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목에서 내는 소리는 고함을 질러도 얕고 가벼워 멀리 퍼지지 못하며 성대를 지치게 할 뿐이다.
바른 발성법을 익히려면 책상 앞에 바른 자세로 앉는 습관부터 길러야 한다. 그리고 배에 힘을 주고 입을 크게 벌려 천천히 또박또박 책을 읽어야 한다. 입을 크게 벌리면 배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발음도 좋아진다. 또 TV를 시청할 때 앵커나 리포터의 입 모양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들의 흉내를 내면 발성법을 쉽게 익힐 수 있다. 발성 훈련은 운동과 마찬가지여서 거르지 않고 매일 일정한 시간(15~30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 아이들에게 남 앞에서 스스럼없이 말할 기회를 많이 줘야 한다. 아이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말을 더디게 하면 부모가 먼저 나서서 “우리 아이는 숫기가 없어서…”라고 대신 말해 버려 자녀의 말할 기회를 차단하는 수가 있다. 부모가 대신 말해 버리거나 아이에게 빨리 말하라고 독촉하면 주눅이 들어 더 말을 못하게 된다. 누군가가 아이에게 질문을 했다면 아이가 대답할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
좀 더 전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하고 싶다면 밥상머리 발표를 권한다. 자녀들에게 그 날 있었던 일 중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을 밥상머리에서 식구들에게 발표하게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별로 할 말이 없어요”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나 부모가 시간대별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질문하면 그 날 일과 중 어떤 일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쉽게 찾아낼 수 있다. “오늘 청소 시간에 우리 반 혜정이 신발이 없어졌어요”라고 말했다면 그 때 반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했는지, 왜 그런 일이 생겼다고 생각하는지, 해결은 됐는지, 아이들은 뭐라고 말했는지, 본인의 생각은 어떤지 등에 대해 질문하고 그 답변을 식구들이 모두 듣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표현하면 식구들이 내 얘기에 흥미를 갖는지를 아이가 차츰 터득하게 될 것이다.
숨쉬기 등 바르게 말하기에 초점
생략된 문장 사용 습관 고쳐야
중·고등학생
수능시험에 논술에 이어 지난해부터 부분적으로 심층면접이 도입됐다. 심층면접은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 유럽의 명문 대학 등에서 필기시험에서 드러나지 않는 학생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애용돼 왔다. 서구 선진국은 교육의 시작과 끝이 ‘쓰기와 말하기 능력 기르기’라고 주장하는 데 비해 사지선다형 문제 맞히기에 전념한 국내 교육현실에 갑자기 심층면접이 도입돼 학생과 학부모가 혼란스러워한다.
중·고등학생 커뮤니케이션 교육 역시 바른 발성법 익히기부터 시작한다. 다음으로는 바른 문장으로 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우리의 중·고등학생들은 생략된 문장으로 말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말에는 받침이 많아 말하고 쓰는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청소년들은 생략법을 즐겨 사용한다. 생략된 문장 사용 습관을 고치려면 청소년 자녀가 “엄마, 밥” 하며 생략해서 말하면 반응을 보이지 말고 “배고파요. 밥 주세요. 어머니”라고 정확한 문장으로 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말이 빨라 발음이 불분명하고 영어식으로 웅얼거리는 말 습관을 고쳐야 한다. 발성과 발음 연습할 때 천천히 말하는 훈련도 병행해 바로잡아야 한다.
특히 말할 때의 숨쉬기는 ‘공간표현’이라고 해서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을 빠르게 하는 중·고등학생 자녀를 훈련시키려면 책을 읽기 전에 미리 내용을 훑어보고 쉬어야 할 곳에 표시를 해 두고 의식적으로 쉬는 습관을 붙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중·고등학생 때의 커뮤니케이션 훈련은 바르게 말하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압축해서 간결하게 전달
강한 용어·명령조는 오해 초래
성인
성인이라도 어려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면 어린아이가 받는 기초훈련부터 시작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을 잘한다는 것은 상대편이 내 말을 열심히 듣고 정확하게 해석해서 내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높은 단계는 상대편이 내 말대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내가 보내는 메시지를 상대방이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한다. 듣는 사람은 입시 공부하듯 신경을 곤두세워 타인의 말을 경청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쉽게 해석할 수 있도록 정확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장황하게 늘어놓아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말해서는 안 된다. 압축해서 간결하게 내용을 정리해 말해야 한다. 자신의 말을 소형 녹음기로 녹음해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말하는 사람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의 행동 변화를 위해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듣는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말해야 메시지가 정확하게 해석될 수 있다. 듣는 사람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라면 그 사람의 용어를, 말하는 사람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지만 듣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면 듣는 사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머리 회전이 빠른 사람 중에는 남의 말을 끝까지 들어 보지도 않고 스스로 결론을 내려 자기도 모르게 상대편에게 상처를 준다. 들어보나 마나 뻔한 말일지라도 끝까지 경청하는 태도를 보일 때 상대편은 솔직해질 수 있다.
또한 강한 용어 사용은 공격적인 인상을 만들어 불필요한 오해를 사기 쉽다. ‘나쁘다’보다는 ‘좋지 않다’, ‘할 수 없다’보다는 ‘하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할 때 설득력을 가진다.
또 명령조로 말하는 습관도 반드시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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