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그 저녁 바다

따뜻한 하루 2006. 2. 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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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지요?

    석양이 훌쩍 뒷모습을 보이고
    그대가 슬며시 손을 잡혀 왔을 때,
    조그만 범선이라도 타고
    끝없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을.

    당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던 그 저녁바다,
    저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석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우리 사랑이
    우리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것이
    내 가장
    참담한 절망이었다는 것을.

    저무는 해는
    다시 떠오르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날이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딛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영원히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저무는
    한 점 섬이고 싶었던

    내 마음, 그 저녁바다를.



   -그저녁 바다-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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