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지요?
석양이 훌쩍 뒷모습을 보이고
그대가 슬며시 손을 잡혀 왔을 때,
조그만 범선이라도 타고
끝없이 가고 싶었던
내 마음을.
당신이 있었기에
평범한 모든 것도
빛나 보였던 그 저녁바다,
저물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석양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요?
발길을 돌려야 하는 우리 사랑이
우리가 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와야 하는 그것이
내 가장
참담한 절망이었다는 것을.
저무는 해는
다시 떠오르면 그만이지만
우리가 다시
그곳을 찾게 될 날이 있을까.
서로의 아픔을 딛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대로 영원히 영원히
당신의 가슴에 저무는
한 점 섬이고 싶었던
내 마음, 그 저녁바다를.
-그저녁 바다-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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