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와 닿는글

우리가 눈발이라면

따뜻한 하루 2010. 2. 11. 11:08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 안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