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그들만의 인맥 쌓기 방법?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인맥이 새삼스럽게 주목을 받았다. 청와대 비서관 인선이나 장관 추천에 특정 대학과 교회는 물론 지역까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나자 한국 사회는 다시 한번 인맥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의 CEO는 인맥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있다. 인맥 자체가 경쟁력일 뿐만 아니라 쌓아놓은 인맥이 바로 사업에 직접적으로.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맥 쌓기 노하우를 들여다봤다.
최근 CEO들의 인맥쌓기에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교육 과정을 이용하는 것. 경영 기본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관심이 쏠린 분야까지 교육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적인 유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CEO들이 선호하고 있다.
◇취미대로. 이슈별로 움직인다
사회적인 트렌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CEO다. 그만큼 알아야 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많은 사람들이 CEO다. 이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과정이 마련돼 있고 이 과정을 통해 CEO들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와인에 대한 교육과정도 그 중 하나. 삼성경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SERICEO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CEO 중 80%가 와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으며 90%가
비즈니스에 와인이 중요하다고 답할 정도로 중요성이 날로 부각되고 있다. 그만큼 관련 모임도 활성화되고 있다. 사설 학원 등에 CEO 와인 최고위 과정이 개설돼 있고 비즈니스 인맥 사이트인 ‘링크나우’ 등은 ‘ CEO와인포럼 ’등을 개최해 인맥 형성의 장의 마련해주고 있다.
SERICEO는 회원 중 일부를 대상으로 매해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템을 선정해 4~5주간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료가 100만원~200만원으로 높은 편이지만 인맥 형성에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는 후문이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CEO를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대학원도 인맥을 형성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광운대 경영대학원 부동산 CEO과정. 동국대 부동산CEO과정.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등이 유명하다. 이들 부동산대학원들은 입학 과정에서도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CEO들의 필수 항목인 골프 역시 인맥 쌓기의 주요한 수단이다. 때문에 골프 교육을 활용한 교육 과정도 적지 않다.
대학의 골프과정이 대표적이다. 골프 CEO과정은 경영과 골프를 접목시켜 핸디캡을 줄이고 경영노하우를 익히며 새로운 인맥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명지대. 경원대. 광운대 등이 골프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명지대 김정남 교수는 “CEO 골프과정은 순수한 CEO들의 모임이라고 볼 수 있다”며 “최근에는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학교측에서도 후원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친목이 아닌 교육에 방점
최근 대표적인 여성 CEO로 주목을 받고 있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양귀애 대한전선 명예회장은 세계경영연구원 최고경영자과정 2기 과정을 함께 수학한 동기다. 이들은 이를 계기로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CEO들의 인맥 쌓기에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것은 다름 아닌 공부. CEO들은 같은 공간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물론 교육기관 수료 후에도 교우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최근의 경향은 ‘이름만 걸어놓고 다니는’ 교육이 아니라는 점이다. 철저하고 체계적인 커리큘럼은 물론 공부의 양도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수료 이후에도 동문들 간의 유대감도 강하게 작용한다는 후문이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세계경영연구원. 한국능률협회 등이 대표적이다.
특화된 분야의 인맥을 형성해주는 곳도 있다. 1996년부터 교육을 시작한 고려대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 최고위과정(ICP)의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윤석금 웅진씽크빅 대표이사 회장 등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과정을 수료했다.
◇인맥 쌓기 온라인 사이트 각광
바쁜 일정 때문에 재교육 기회를 갖기 힘든 CEO들은 온라인을 활용해 인맥 쌓기에 나서고 있다.
실례로 온라인 리더십 교육 기관인 휴넷의 경우 5~6개월을 꾸준히 수강을 해야만 얻을 수 있는 골드 클래스 회원 2만명 중 700명이 일선 기업의 CEO들이다. 이들은 오프라인 모임에서 경영 일선의 고민을 공유할뿐 아니라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유대를 강화화고 있다. 아주그룹 김재우 부회장. BMW 김효준 대표 등이 이 사이트에서 활동한다.
이과 관련 휴넷 관계자는 “실제로 CEO포럼 회원 중 한 회원이 어학원을 개설할 때 다른 회원의 회사로부터 기업이미지통합작업(CI) 컨설팅을 받아 짐을 덜기도 했다”며 “온라인으로 시작해 오프라인 조찬 모임으로 외연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임홍규기자 hong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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