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궁사영(杯弓蛇影)
병은 마음에서 생긴다는 말이 있지요?
진나라 때 영리하기로 소문난 악광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악광에게는 친한 술친구가 한 명 있었는데, 언젠부턴가 친구가 발길을 끊고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히 여긴 악광은 하인을 보내 친구를 청하여 왔는데 친구 왈, "지난 번에 술을 마실 때 술잔 속에 꿈틀거리는 뱀을 보았네. 기분이 안좋았지만 이미 술을 마신 뒤로 어쩔 수가 없었지. 그 뒤로 몸이 좋지 않다네."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악광이 이상타 여겨 지난번 술 마신 곳으로 가보니, 그곳에 뱀이 그려진 활이 걸려 있었습니다. 악광은 그제서야 뱀이 왜 술잔에 있었는지 알게 되었지요.
악광이 다시 친구를 청해 술잔을 따르며 물었습니다. "술잔에 무엇이 보이는가?"
친구가 놀라 대답했습니다. "지난번과 같은 작은 뱀이 있네."
악광은 그 이유를 설명해 주었지요. 그러자 이 말을 들은 친구의 병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배궁사영杯弓蛇影(또는 배중사영杯中蛇影)이라는 말은, 쓸데없는 의심으로 화를 만든다는 얘기지요.
세상을 살다보면 불필요한 걱정으로 근심을 만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때마다 너무 소심해서 술잔 속에 비친 뱀의 그림자, 배궁사영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