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하루 2014. 5. 19. 23:22

 

                                          용정산에 참나무 연리지

 

 

 

나무는 나무하고 서로 마주 보지 않으며

등 돌리고 밤새 우는 법도 없다

나무는 사랑하면 그냥,

옆모습만 보여준다


 

옆모습이란 말, 얼마나 좋아

옆모습, 옆모습, 자꾸 말하다 보면

옆구리가 시큰거리잖아


 

앞모습과 뒷모습이

그렇게 반반씩

들어앉아 있는 거


 

당신하고

나하고는

옆모습을 단 하루라도

오랫동안 바라보자

사나흘이라도 바라보자

 

- 안도현의 시 <옆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