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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경영학

따뜻한 하루 2008. 3. 1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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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 진영엔 정말 별별 사람이 다 모였다. 싸움 잘하는 무장, 꾀를 잘 내는 모사, 병참 보급에 뛰어난 경제 관료, 글 솜씨 좋은 문사, 유능한 사법 관리, 명령만 내리면 돌진하는 행동파에서 대외용으로 모양 좋은 명사 그룹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나라 경영에 필요한 온갖 유형의 인물들이 즐비했다. 조조는 이들의 특성을 잘 알아 필요할 때 귀신같이 골라 썼다. 뿐만 아니라 조조는 인물을 만들어 갔다. 사람의 잠재력을 재빨리 간파하여 적정한 경력 관리를 통해 인재를 육성한 것이다. 경영자에게 있어서 인재 육성이란 가장 큰일이다. 끝없는 긴장과 경쟁의식을 불어넣고 부단한 담금질을 통해서 인재를 만들어 간다. 그 인재를 쓰는 CEO도 같이 긴장하고 스스로 업그레이드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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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와 제갈공명은 공식적으론 군신(君臣) 관계이지만 실질적으론 같은 이념을 가진 동지요, 가족이며 공동운명체라 할 수 있다. 둘은 맨주먹으로 촉나라를 세운 창업 동지다. 대개 창업 동지도 나중엔 안 좋게 헤어지기 쉬운데 둘은 끝까지 아름답게 갔다. 유비의 삼고초려가 그토록 빛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모시기 위한 유비의 지극한 정성이 그대로 나타나 있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좋은 사람을 끌어올 땐 이 정도의 정성을 들여야 하고 아랫사람이 좋은 주인을 정하려면 이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해 준다. 삼고초려 이야기는 사실과는 약간 다르다는 주장도 있으나 오랜 세월을 거치며 사람들이 생각해 낸 인재 영입의 이상적 모델이라 보면 될 것이다. 삼고초려는 가장 기본적으로 두 사람의 이상과 뜻이 맞아야 하고, 서로의 전략과 인간성에 신뢰를 가져야 하며, 마지막으로 절차에 있어서도 정성과 예의를 다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p. 147
창업도 힘들지만 수성도 그에 못지않게 어렵다. 손권은 영특한 3대로서 수성에 성공한 명CEO라 할 수 있다. 통 크고 신중한 성격으로 물려받은 인적 자원을 잘 관리했을 뿐 아니라 좋은 사람을 많이 초빙하고 키웠다. 또 강동(江東) 명문들을 잘 포용하여 그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적 성격에다 생각이 유연했다. 원칙 때문에 손해 보는 일을 하지 않았다. 실리를 위해서라면 체면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신축자재하게 행동한 것이다. 특히 외교 감각이 탁월하여 당시 물고 물리는 삼국 관계에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했다. 어찌 보면 손권은 오나라의 3대째 CEO로서는 가장 이상형이라고도 할 수 있다. ---p.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