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소사번(食少事煩)
제갈량과 사마의가 오장원에서 벌인 대진은 너무나 유명하죠. 촉의 제갈량은 속전속결로 사마의와의 일전을 조속히 끝내고 싶어 했죠. 하지만 사마의는 제갈량의 속내를 알고 지구전으로 맞대응 했습니다.
어찌나 속이 탓던지 제갈량은 여자의 의복을 보내 사마의를 감정적으로 건드리기도 했는데요, 사마의는 전혀 끄덕도 하지 않았지요.
오히려 사마의는 촉의 사신에게 제갈량이 제대로 먹지 않으면서 일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고 ‘제갈량이 오래 지탱할 수 없겠다’고 판단했지요.
결국 제갈량은 사마의의 예측대로 오장원에서 병이 들어 54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합니다. 제대로 일전을 벌이지도 못했는데 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목숨을 단축하고 만 것입니다.
사실 제갈량은 전장에서보다 정치에 능한 인물이었죠. 하지만 위에 비해 열세에 있던 촉을 무리하게 경영하느라, 또 그 성품 때문에 명(命을) 재촉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제갈량의 이 일을 두고 생긴 고사성어가 ‘식소사번(食少事煩)’이지요. 먹을 것은 적은데 할 일은 많다는 뜻입니다.
오늘날에도 일에 매달리느라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분들이 참 많지요. 특히 경영에 몰두하는 CEO들이 바로 그러하지 않나 생각하게 됩니다.
조바심으로 말년에 명줄을 재촉한 제갈량처럼, 우리도 그런 우(愚)를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하겠습니다.
食少事煩. 무엇보다 건강부터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